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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5 오후 2:22:12 입력 뉴스 > 안동뉴스

[기자수첩]안동 보수 번영시대의 몰락
'제멋대로 공천'에 무너지는 안동 한국당
격변하는 지역 정치판에 새바람 불까?



안동 김광림 시대 10. 2008년 이후 보수정당의 국회의원이 독점해온 안동의 지방권력이 10년 만에 교체될까. 앞서 두 번의 지방선거(2010·2014)에선 자유한국당 전신 정당(한나라·새누리)의 후보가 시장과 도·시의원 직을 거의 독식했다. 안동은 그야말로 한국당이 대세인 지역이었다. 후보자들이 당선을 위해선 공천권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6·13지방선거는 완전히 상황이 달라졌다. 위로는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 아래로는 바닥 민심의 변화로, '한국당 공천=당선'이란 안동 선거판의 공식을 더 이상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공천 잡음으로 인한 내홍의 여파가 생각보다 컸다. 경선 탈락 후보들과 당원들의 줄탈당에 이어, 불공정 공천 논란으로 촉발된 불협화음이 보수 세력의 분열로까지 번지고 있다. 심하게는 '보수 텃밭'에서 '보수 괴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이러한 기류가 이번 선거 판도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당 공천 잡음..무너지는 지역보수

 

무엇보다 4선을 위해 지방선거 새판짜기에 들어갔던 김광림 의원의 무리한 공천 작업이 지역의 선거 구도를 뒤흔들어 놓았다. 지역에선 '원칙과 기준 없는 공천'이란 비판이 일었다. 공천배제(컷오프) 된 권영세 현 시장은 "()의 선택을 납득할 수 없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뒤이어 시장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장대진 전 경북도의회 의장은 여론조사 방식의 '불공정'을 제기하며 당원 3500여명과 집단 탈당했다. 같은 시기 도의원 공천에서 탈락한 김한규 전 안동시의회 의장과 이영식 도의원도 장 전 의장과 동반 탈당하는 등 보수 분열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앞서 한국당 예비후보로 옥동지역 기초의원선거에 출마한 남준호 후보의 경우 오락가락 경선 방식에 불만을 제기, 탈당 후 결국 무소속으로 후보 등록했다. 강남동에선 4년 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의회 공금카드로 식사비를 대납해 관권선거 논란을 일으키며 후보직을 사퇴한 전직 시의원이 또 다시 한국당 공천을 받았다. 주민 중 일부는 해당 후보와의 녹취록을 공개하며 낙선운동까지 벌였다. 지역민들은 도덕적으로 중대 결함이 있는 인물에게 공천을 준 한국당의 제멋대로 식 공천 잣대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불거진 공천 후유증이 반()한국당 정서로까지 확산되면서 지역 내 한국당 독점 구도에도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안동지역의 한국당 결집력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시민사회에선 '반한국당'이 아닌 '반김광림' 정서라며, 장기집권과 공천 잡음에 대한 거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한국당 공천을 받은 후보들조차 "빨간색 점퍼를 입기가 민망하다", 원칙과 기준 없는 공천 방식에 대해 반감을 드러냈다.

 

이번 지방선거 공천은 '2년 뒤 총선을 고려한 김 의원의 포석'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계는 '지역장악을 위해 핸들링이 수월한 초선 시장을 앉히려는 꼼수' '측근 챙기기 공천'이라 비판했다. 이런 분위기는 한국당 권기창 시장 후보에 대한 반감으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한국당 권 후보가 지지율 20% 중반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결정적 요소이기도 하다. 몇 달 전 대학생 제자들을 선거운동에 동원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교수 자질론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인 것도 한국당 후보의 상승세를 한 풀 꺾는 이유로 작용했다.

 

이에 김광림 의원은 지난달 29일 지역 및 정국 현안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민 여러분을 불편하게 했다. 더욱 몸을 낮추고, 변화를 추구하면서 보수 본연의 일을 해나가겠다"고 읍소했다. 당원들의 대규모 탈당 러시 등 지역 내 실세였던 김 의원의 권력 누수가 임기 2년을 남겨둔 현 시점부터 본격화되면서, 이번 지방선거 결과도 크게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이삼걸 후보 출마

 

반면 현 여권의 지지율이 크게 오르면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안동지역의 막연한 거리감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 '안동에서 여당(현 민주당)은 한국당'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안동은 보수정당이 우세인 지역이었다.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으로 입당해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던 이삼걸 전 안행부 차관이 민주당 공천을 받아 안동시장 선거에 뛰어들었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출마 선언 당시 10%대에 머물던 이 후보의 지지율이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가파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다소 억지스러웠던 '당 대 인물'의 조합이 이젠 조금씩 어울리기 시작했다. 2014년 시장선거와 2016년 총선을 치르며 얻은 지역 내 존재감에, 현 정부의 지지율 상승이 더해져 선거에서 유리한 결과를 견인할 것이란 조심스런 기대도 나온다.

 

이 후보는 '힘 있는 여당 후보'를 표방하면서, "안동발전을 위해 완전한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실제 개소식 이후 홍영표 원내대표, 정청래 전 의원 등 당내 실세 정치인 다수가 안동을 찾는 등 중앙당 차원에서도 이번 안동시장 선거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보수정당 후보 대 무소속 후보의 양자 구도로 치러진 지난 선거와 비교하면 지역 내 정치적 정서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을 향한 지역 특유의 묘한 견제심이 작용하고 있는데다, 선거전에 가장 뒤늦게 뛰어든 점 등을 따졌을 때 오르는 상승세에 한계성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통 보수 정당을 표방하고 있는 한국당 내 안동시장 후보 공천 파장이 현직 시장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로 이어지면서 지역의 정치지형이 새롭게 변화할 것이란 목소리도 많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보수 대 무소속의 대결구도에서 진보 후보의 등장이 이번 안동시장 선거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라며, "여론조사에서 무응답층으로 분류되는 샤이보수 또는 샤이진보 층의 표심 향배도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여론 형성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이 소수라고 생각되면 의견 개진을 회피하고 침묵하는 잠재적 투표층이 각 후보들의 당락을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장기 집권 10년의 피로감

 

김광림 의원의 권력 유통기한이 끝을 향해가고 있다. 지난 4월 초 도지사 선거에서 공천 탈락한 이후 곧바로 지방선거 공천 무리수를 뒀던 것이 권력의 조기 누수 현상으로 이어졌다.

 

당내 큰 버팀목이 됐던 권영세·장대진·김한규·이영식 등 거물 정치인들이 대거 빠진 데다, 파벌 간 균열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한 정치적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사회에선 지난 10년을 '1당 독재가 아닌 1인 독재'라고까지 했다. 최근에는 안동의 정치계, 경제계, 문화계, 체육계 등 지역사회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소위 '김광림의 사람들'이 적폐의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권력교체의 시기가 왔다'는 심판론까지 일고 있다.

 

시민사회에선 김광림에서 권기창으로 이어지는 권력세습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정서도 불길처럼 번지고 있다. 지역 정계의 한 인사는 "김 의원이 제멋대로 공천으로 민심에 맞서고 있다"라며 "시민과 싸워 이길 순 없다"고 지적했다. 앞으로의 남은 임기는 2년 남짓. 정치적 다양성을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열망이 모여 안동의 정치 생태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시장선거 4파전...'보수정당 공천=당선' 공식 깨질까?

 

안동시장 선거는 이삼걸·권기창·권영세·안원효의 4파전 양상이다. 진보 대 보수 대 보수성향 무소속 후보 2명의 구도다. 지방선거를 위한 대진표가 완성된 가운데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각 후보들이 다양한 형태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기자회견과 SNS를 이용한 홍보·비방 등 물밑에선 치열한 설전이 오가고 있다. 최근 보도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1(권영세)·2(권기창·이삼걸)·1(안원효)의 형세다.

 

표면적으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권영세(현 안동시장)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고, 한국당 권 후보와 민주당 이 후보가 2위 경합을 벌이는 모양새이다.

 

한국당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권영세 현 시장이 지지율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보수의 텃밭'이란 수식어를 무색케 하듯 한국당 권 후보의 지지율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했던 지난 선거와 달리, 사실상 보수정당의 우세 현상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소위 '빨간물'이 빠져가는 안동의 정치판도.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민심 향방이 더욱 궁금해지는 까닭이다.

권달우 기자(dalu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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