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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2 오전 10:04:36 입력 뉴스 > 안동뉴스

안동 항일 의병장 책판, 독일서 환수해
한말 대학자 척암 김도화 문집 책판 귀환



▲ 척암선생 문집 책판 전체.

 

을미의병 당시 안동지역 의병장으로 활약한 척암(拓菴) 김도화(金道和, 1825-1912)'척암선생문집 책판'(이하 책판)을 독일에서 환수하여 국내로 들여와 공개됐다.

 

11일 한국국학진흥원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협력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오디토리움에서 공개하고 본원에 기증됐다고 전했다.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 독일의 한 작은 경매에 나온 이 책판을 그동안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긴밀히 협의해 현지 매입을 추진했다. 이 책판은 오스트리아의 한 가족이 오래 전부터 소장했던 것으로, 양쪽 마구리(손잡이)는 빠져 있었고 한쪽 면에는 글자를 조각한 부분에 금색 안료를 덧칠한 상태였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유물 상태는 양호하여, 판심(版心)을 통해 척암선생문집923~24, 태극도설부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안동시 송천동에 소재한 척암 선생 묘소 전경.

 

일본군과 싸우다가 차라리 칼날에 죽으리라

 

척암 김도화는 영남에서 활동한 조선 말기의 대학자이자 의병장이다. 한국 독립운동의 산실인 임청각(臨淸閣) 문중의 사위 가운데 한 분으로, 석주 이상룡(李相龍, 1858-1932)의 종고모부이기도 하다.

 

척암은 퇴계학파의 학통을 이어받아 학문에 힘쓰며 후진을 양성하는 한편, 1895년의 을미사변과 단발령을 계기로 을미의병이 촉발되자 통문을 각지로 보내고 18961월 안동의진(安東義陣)의 결성을 결의했다.

 

같은 해 3월에 의병대장으로 추대돼 지휘부를 조직하고 격문을 발송하여 의병 참여를 호소했다. 마침내 상주 태봉에 주둔한 일본군 병참기지를 공격해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비록 화력의 열세로 패퇴하기는 했지만 이른바 태봉 전투는 이후 전개되는 무장 항일독립운동의 기반을 조성한 것으로 높이 평가된다.

 

안동의진이 해산하고 을사늑약을 거쳐 한일강제병합에 이르자, 척암은 자택의 대문에 '합방대반대지가(合邦大反對之家)'라고 써 붙이고 상소를 올리는 등 문필로 일제의 부당함을 끊임없이 호소했다.

 

척암은 심지어 통감부에 보낸 글에서 "스스로 목매어 죽는 것보다는, 싸우다가 적의 칼날에 죽는 것이 차라리 낫다"며 항일의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이후 조국의 독립을 위한 그의 활동은 높이 평가되어 1983년 대한민국 건국포장에, 1990년에는 대한민국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

 

▲ 척암선생 문집 책판 대조.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유교책판"과 동일한 책판

 

척암은 대학자답게 방대한 분량의 저술을 남겼다. 척암문집은 그의 제자와 후손에 의해 1917년에 간행되는데, 책판은 당초 1,000여 장 정도로 추정된다.

 

현재 전하고 있는 책판은 한국국학진흥원에 소장된 20장이며, 나머지는 산일되어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국학진흥원에 소장된 척암선생문집책판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유교책판'의 일부이기도 하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2019, 고령의 나이임에도 일제의 부당함에 맞서 항일운동의 선봉에 서 있던 독립운동가의 유물이 오스트리아와 독일을 거쳐, 마침내 독립된 고국으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이번 문화재 환수는 큰 의미를 가진다.

 

또한 이번에 돌아오는 책판은 산실되어 행방을 알 수 없었던 까닭에 미처 포함되지 못했던 세계기록유산의 일부를 되찾아왔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의 조현재 원장은 "이번 척암선생문집책판의 국내 환수를 계기로, 일제강점기에 흩어진 우리의 기록유산 자료도 제자리를 찾아서 소중히 보존연구될 수 있길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한편 책판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과정에는 온라인 게임회사 '라이엇게임즈'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권기상 기자(ksg30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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