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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2 오전 10:34:24 입력 뉴스 > 이슈기획

저출산 토론회 지상중계 -
엄마들 '일과 육아의 양립' 어려움 호소



임신·육아·출산도 경력으로 인정해야
현 양육수당 파격적인 증액 필요 등 다양한 해법 논의

 

 

'안동시 저출산 극복을 위한 토론회'

 

10일 안동시의회가 주최하고 문화복지정책연구회가 주관한 '안동시 저출산 극복을 위한 토론회'에서 아이 낳기 좋은 안동을 만들어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특히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과 육아의 양립을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데 많은 의견이 모아졌다.

 

또 학계에서는 여성들의 임신·육아·출산 등의 일련의 과정이 사회적인 경력으로 인정돼야 한다는 의견을 비롯해 육아휴직의 의무화, 어린이전문병원, 난임부부 지원 등 다양한 해결 방법 등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또 저출산 문제 이전에 결혼율을 높이는 것과 미혼모 가정 등을 포용할 수 있는 가족에 대한 정의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사회 가치관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에 본사에서는 열띤 토론회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봤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관련 전문가를 비롯한 안동시의회 의원, 어린이집·보육·출산 관련 종사자와 여성단체, 학부모 단체에서 모여 다양한 방안 등이 논의됐다.

 

▲ '안동시 저출산 극복을 위한 토론회'

 

 

"지방에서도 삶의 질 향상논의 필요, 육아환경 조성에 노력"

조성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

 

'
한국의 저출산 현상과 인구정책'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조성호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말부터 정부에서 추진하는 저출산 정책 패러다임이 기존의 합계출산율을 높이는 것에서 삶의 질 제고로 전환됐다"며 "저출산 관련 정책만 모아 국정과제와 정책목표와의 연관성을 고려해 과제수는 줄이고 효과성은 높이는 방향으로 기본계획을 재구조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방에서도 출산율이 아닌 삶의 질 향상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소멸지역에 대한 임신, 출산, 육아 환경정비, 과소지역에서도 안심하고 출산하고 육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소멸이론은 지방인구가 수도권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는데, 실상 수도권으로의 인구 이동은 전체 22%에 불과해 설득력이 약하다"며 "소멸하는 것은 행정구역이지 사람이 아니다. 소멸의 정의가 불명확해 지방소멸이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지방소멸에 대해 그렇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 "지방으로 사람을 보내는 것이 오히려 저출산 대책에 역행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냈다. "지방소멸대책은 사람확보 경쟁이므로 얻는 곳이 있으면 뺏기는 곳이 있다"며 지역별로 베이비 붐 세대 비율에 따라 고령화가 급진전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현 양육수당 파격적인 증액필요"

박주희 안동대학교 생활복지학과 교수

 

이어진 주제발표에서 박주희 안동대 교수는 저출산 극복 방안의 대안으로 양육 수당 증액 지원을 꼽았다
.

 

박 교수는 "안동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저출산 원인 1순위가 경제적 부담이고, 일과 육아 양립의 어려움, 아이 돌봐 줄 사람이 없는 것이 각각 2, 3위로 나타났다""저출산 극복을 위해선 먼저 파격적인 비용 증액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현재 영·유아 자녀를 키우는 가정에 지원하는 양육수당인 월 10~20만원보다 파격적으로 증액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출산과 양육에 유리한 환경조성 관련 정책 출산 휴가나 육아휴직제도 개선, 근로 시간 조정 및 근로 형태 다양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현실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출생에서부터 12개월 영아반 운영 확대와 영아반 전담·24시간 어린이집 등을 마련해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곳을 확대하고, 어린이 전문 병원과 여성 전문 병원을 건립해 출산과 아이를 키우기에 우수한 의료 혜택을 충분히 받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밖에도 일과 육아의 양립이 가능하도록 출생에서 36개월 자녀를 키우는 엄마의 출퇴근 시간 조정, 육아휴직제도 의무화, 미혼모 돌봄 센터 체계화 등을 제시했다.

 

 

"임신·육아·출산도 경력으로 인정해야"

이해선 안동과학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3
부 패널 토론은 좌장에 김병문 안동대학교 행정학과 교수가 맡아 진행했으며, 패널 토론자들은 각자 고심한 방안들을 내놓았다.

 

먼저 이해선 교수는 저출산을 역기능으로만 볼 것인가에 대해 화두를 던지고 "출산율이 줄어들면 잉여 노동력이 없어져 노동시장에서 사람의 가치가 올라가는 측면이 있다"며 "그동안 우리 사회가 사람의 가치를 너무 낮게 보고 살았었는데, 출산율 저하로 사람의 가치를 귀하게 생각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고 저출산 시대의 순기능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이 교수는 또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에 대해 "현재 여성들이 출산·육아휴직을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직종이 거의 없다"고 지적하고 "일하는 여성들이 이를 걱정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고, 임신·출산·육아 등 일련의 과정이 사회적으로 경력으로 인정되는 사회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또 남성들도 그런 인식이 갖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육의 최대 수혜자는 개인이 아니라 국가와 기업, 사회이므로, 수혜자 부담원칙에 따라 국가와 기업에서 교육비나 양육비를 부담할 의무가 있다"며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정책을 펼쳐 나갈 때 저출산율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지방으로의 인구분산 포함한 저출산 정책 필요"

김성학 경상북도 미래전략기획단장

 

김성학 단장은 "
2017년 합계출산율을 (1.05)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한 세종시를 제외한 출산율이 상위권인 곳은 전부 도 단위들이었다"면서 "경상북도도 6위를 차지한 반면, 서울은 꼴찌였고, 부산, 대구도 하위권으로 나타나 저출산의 원인이 청년들이 즐길 문화가 없거나 일자리가 없다는 것은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큰 원인은 육아문제이고, 일과 육아의 양립이 안 되기 때문이다"면서 "정부가 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1~’25)을 수립하기 이전에 전국 시도별 합계출산율을 살펴보고 육아 방면으로 초점을 맞춰 출산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제안했다.

 

또 지방소멸에 대해서 인구의 외부 유출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구의 자연감소로 볼 때 소멸에 대한 굉장한 위기감을 갖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 의성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50% 육박해가고 있어 소멸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조성호 부연구위원의 발표에서 지방으로 사람을 보내는 것이 오히려 저출생에 역행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방으로의 인구분산이 오히려 저출산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포함한 저출산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이들 뛰어놀 수 있는 문화공간 필요"

이종각 안동시 어린이집연합회장

 

한편 보육현장에서는 안동에서 아이를 키우는 환경이 열악한 것을 주요 개선사항으로 꼽았다.

 

이종각 회장은 "안동은 산과 강변 등 좋은 생태환경 여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아들이 놀 수 있는 문화공간이 별로 없다"면서 "노인 복지에 치중된 것을 이제는 영유아·어린이 복지로 방향을 전환해야 된다."고 제안했다.

 

또 보육담당교사들의 열악한 처우개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육담당교사들은 8시간을 근무하는 노동법이 적용돼야 하고, 어린이집 운영은 12시간을 해야 하는 법체계와 전혀 맞지 않는 것을 강요해 왔다"면서 "안동에는 보육교사가 700여명인데,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고 있다. 기혼자들도 많아 보육교사 처우가 개선되면 아이 출산부분에 기여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임신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직장 풍토 돼야"

강진희 안동시 녹색어머니연합회장

 

직장을 다니면서 아이를 키운 강진희 회장은 "
학부모 입장에서 오늘 토론회에서 실질적으로 와 닿는 정책들이 많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힌 후 "실질적으로 아이를 출산하게 되면 직접적으로 혜택이 있는지에 대한 안내나 예비부모들이 받을 수 있는 교육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아직까지 안동에서는 직장을 다니면서 떳떳하게 아이를 가졌다는 얘기를 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이 사실상 매우 낮다"며 "그로 인해 여성으로서 가지는 상처가 많았다.

 

박주희 교수가 제시했던 정책들이 토론회에서만 그칠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반영되어 정책으로 확립된다면 저출산 극복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타 직장에서도 출산·육아휴직 복지 확대 돼야"

김민 어머니대표

 

둘째를 임신하고 직장을 그만뒀다는 김민 어머니대표는 "
둘째를 계획할 때 배우자와 가장 많이 의논하고 고민했던 부분이 맞벌이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를 키우는 문제였다"면서 특히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복지가 확대돼 공무원이 아닌 다른 직종에서도 지원 받을 수 있다면 2세 계획 시 긍정적일 것"이라고 의견을 말했다.

 

또 "정부에서 일부 지원해줌에도 불구하고 출산시 병원비, 조리원비, 산후도우미 비용 부담이 실제론 만만치 않다"면서 "이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면 출산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고 말했다.

 

출산장려금 기간을 현재 2년에서 지원 기간을 좀 더 늘리는 것도 저출산 극복의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안동에 있는 대부분의 음식점 내 수유실과 기저귀갈이대가 없어 곤란함을 겪는 것도 개선해야 할 문제로 꼽았다.

 

 

"난임 부부 지원정책 나이·횟수 제한 늘려야"

권남희 안동시의회의원

 

가족 형태에 대한 재정립과 가치관의 변화도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남희 의원은 "저출산 정책은 결혼한 부부와 아이로 이뤄진 가정을 흔히들 정상적 가정으로 전제로 하고 있다"며 "미혼 가정도 임신·출산·육아가 똑같이 이뤄지는 다양한 가족 중 하나다. 미혼모가 아이를 버리는 범죄자가 되지 않도록 경제적 부분과 관련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출산 전후의 산후우울증문제의 사전 예방을 위해 심리정서서비스를 시행하여 여성들에게만 주어지는 임신·출산 부담을 줄이고, 남편의 양육참여인식 수준을 높여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토대가 마련될 때 둘째 아이 출산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아울러 "결혼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난임 부부 지원정책도 개선해야 한다"며 "현재 부인연령 만 44세 이하, 지원횟수 4회로 제한하고 있는 것을 나이와 횟수를 늘리거나 아예 제한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스웨덴은 여성의 일과 가정양립을 돕는 정책을 펼치니 출산율이 올라갔다"며 "아이 낳고 키우고 싶은 환경을 무엇보다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육아휴직 남자 공무원, 승진에 불리함 없게 해야"

배은주 안동시의회의원

 

남자 공무원에게 육아휴직 사용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배은주 의원은 안동시 전체 공무원 1446명 중 육아휴직 사용비율이 3.15%에 불과하고, 이 중 남자 공무원은 864명 중 2(0.23%), 여자 공무원은 582명 중 45(7.3%)으로 현저히 낮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정부 중앙부처 남자 공무원의 경우 육아휴직 사용 비율이 5년 새 2(4.2-8.1%)가 넘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배 의원은 "공무원은 민간기업에 비해 육아휴직제도가 잘 돼 있는데도 여전히 승진이나 인사고가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 "성별 차이를 두지 말고 육아휴직기간을 경력으로 인정해 승진에 불리함이 없도록 반드시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안동시 출산장려정책에 대해 출산장려팀을 비롯한 여러 부서에서 정책을 실행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실질적으로 시민들에게 혜택을 주거나 복지와 직결되는 부분에 대해선 구체적인 홍보나 안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좋은 일자리 창출로 결혼율 높이는 게 급선무"

김문년 안동시 보건위생과장

 

이날 김문년 과장은 출산장려 이전에 결혼율을 높이는 방안부터 먼저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를 위해 좋은 일자리 창출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과장은 "청년세대는 지금 아이를 안 낳겠다는 것이 아니라 낳을 수 없는 구조다"고 진단하고 "한 설문조사에서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가 있으면 결혼을 하겠다고 응답했는데, 공무원의 출산율이 일반인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은 생활이 안정됐기 때문이다."고 해석했다.

 

또 "저출산 정책에서 재정적 지원은 하나의 수단이지 결코 능사가 아니다"며 "결혼과 출산에 대한 젊은 세대의 인식이 변하는 인구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아이를 낳기 위해 애쓰는 부부들을 위해 불임클리닉 센터 등을 유치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노력하고, 난임 부부 지원기준과 연령, 지원금액도 현재보다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 권기상 기자.

김은경 기자(olympus4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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