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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2 오후 5:43:20 입력 뉴스 > 이슈기획

안동 북문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
[인터뷰] 안동북문시장상인회 임덕자 사무국장



"아재, 아지매들 인정 나누며 살아 가시대이"

시청 앞 버려진 오래된 시장에 부는 변화의 바람

 

지난 4월 공사를 시작해 8월 완공을 앞두고 있는 북문시장 비가림막 시설.

 

"그 전에는 해가 들면 나물이 다 망가지고, 비 오면 가게 안으로 다시 들여다 놔야됐는데, 이제는 뭐 겨울에 눈이 와도 든든하고 좋으이더. 너무 좋지요."

 

지난 17일 오후 안동 북문시장에서 만난 상인 A(68)의 말이다. 이날 오후 1시경에 찾은 시장은 전 구간(200m·2,400)에 비가림막 시설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공사는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어 오는 8월 완공을 앞두고 있었다.

 

안동시민들에겐 막걸리의 추억이 깃든, 50년 전통의 안동 북문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었다.

 

1970년에 개설된 북문시장은 안동장날이면 인근 와룡·예안·도산·녹전면에서 농민들이 농산물을 직접 가져와 판매하는 노점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과거에는 인근 대학생들과 서민들이 자주 찾아 막걸리 잔을 나누던 서민들의 시장이었다. 현재는 71개의 작은 가게들만이 남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지자체마다 도시재생 열풍이 분지도 오래지만 북문시장은 그 변화의 바람에서 언제나 비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시장을 바꿔보려는 움직임이 북문시장 상인들의 스스로의 의지와 협력을 통해 일어나고 있다. 30년간 상인회가 없던 시장에 2016년부터 상인회 구성을 위한 노력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이제와 상인회 만들어 뭐하겠노"했던 어르신들,

30년 만에 상인회 결성전통시장 된 후 적극 동참

 

 
▲ 안동북문시장상인회 임덕자 사무국장.

 

상인회 구성에 앞장 선 이는 현재 북문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임덕자 안동시민광장 맛집 사장이다. 이날 시장 입구에 위치한 가게에서 만난 임 국장은 서글서글한 인상에 활동적인 성격이었다. 북문시장상인회 사무국장을 맡아오며 상인회 구성에서부터 지금까지, 죽어가는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뛰어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북문시장 사람은 아니었다. 계기가 있었다. 타지에서 살다가 30년 만에 다시 안동에 내려온 임 국장은 지난 2015년 길안천 취수장 건설반대운동을 위해 시청 앞을 찾았다가 우연히 들른 북문시장을 보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우리 세대들은 이곳이 안동교육대학이 있어서 북문시장에 대한 추억이 굉장히 많아요. 학창시절 여기에는 유명한 찐빵집과 꽈배기 집도 있었고요. 과거의 명성과 달리 노후화돼서 방치돼 있었어요. 특히 시청이 바로 코앞이고 도산서원으로 가는 주요 길목에 있는 시장이잖아요. 안동시의 얼굴일 수도 있는데 이래 두면 외지 사람들이 오면 안동을 욕할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시의원들에게 물어보니, 시설개선을 위해 예산은 줄 수 있는데 상인회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것이 시장을 변화시켜보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됐다. 당시 서부시장에서 잘나가는 고기 집을 닫고 이곳으로 와 가게를 열었다. 상인들을 일일이 만나가며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처음 상인회 만든다고 했을 때 아무도 안 믿었어요. '이제 와서 다 죽을 날만 받아놓은 사람들이 무슨 상인회를 만들어서 답이 있겠노' 하시며 자포자기 한 상황이었는데, 저는 자신이 있었어요."

 

이러한 진심은 얼마 후 통했다. 어르신들이 상인회 구성에 동참하면서 일이 하나 둘 풀리기 시작했다. 상인들은 전통시장 구성 요건에 맞는 맞춤형 상인교육을 받고, 상인이 먼저 변해야 상가가 변한다는 절심함으로 모두가 협조적이었다. 상인회 구성 후 이룬 첫 쾌거는 20176월 전통시장으로의 등록. 이어 전통시장 환경정비사업으로 시에서 비가림막 설치사업도 지원해주기로 한 것이다.

 

"굉장히 환영했어요. 그래서 상인회 결성도 빨랐고요. 상인들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자발적으로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11억 정도 예산이 드는데, 순전히 시비로만 지원해줬어요. 전국 어딜 보더라도 이런 경우는 없거든요."

 

옛날 인정과 추억이 흐르는 시장으로 변화

소규모 마을기업 준비 중

막걸리··손두부 등 옛 맛 살린다

 

 

북문시장의 변화는 지금부터였다. 임 국장은 북문시장의 특성에 따른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정했다고 당차게 밝히기도 했다.

 

"사람들이 이 골목에 와서 옛날 어른들의 인정을 느끼고 옛 추억을 얘기할 수 있는 거리로 만들려고 해요. 사람들은 추억을 찾고, 상인들은 변해가는 시대에 맞춰 함께 변화하고. 그분들이 시장에서 이어온 저력과 이웃 간의 인정, 이런 것들을 밖으로 끄집어내 젊은이들이 골목을 이용하면서 소통하고 이어가자는 거죠."

 

지난해 처음 개최한 막걸리 축제는 올해도 안동국제탈춤축제 시기에 맞춰 첫 번째 장날에 연다. 또 환경개선 사업이 끝나면 5~6인 규모의 마을기업도 만들어 옛 손맛을 지닌 어르신들의 역할과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여기는 자기사업을 해서 소득을 낼 수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요. 마을기업을 만들어 우리 시장만의 특화상품으로 전통 손두부와 막걸리, 묵도 만들 거예요. 또 많은 사람들이 거기서 급여를 받고 일할 수 있게 해서 일자리 창출도 하고, 청년 창업공간으로 활용방안도 모색하고요."

 

이웃 간 무허가 건물에 전기 공급

허물어져가는 곳에서 새로운 희망 발견해

 

 

한참 그간의 이야기를 풀어내던 임 국장은 지난 주 전기공사를 완료하면서 있었던 일을 들려주었다.

 

"상가 한쪽 반대편 약 10칸은 다 무허가 건물이에요. 남의 집 건물 전기를 끌어서 써야 되는데 이번 설비사업을 하면서 무허가 건물 상인들이 전기를 쓸 수 있도록 반대쪽 건물에 계량기를 붙일 수 있게 상인들이 승낙해준 거예요. 자기 건물에서 전기를 끌어다 쓰라고"

 

불현듯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이웃의 딱한 처지에 대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두 손 걷어 부친 소리 없는 정()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 골목에 있는 상인들이 무허가 건물도 장사를 할 수 있도록 전부 다 동의를 해줬다는 거죠. 그 정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또 그만큼 이곳 어르신들이 변화나 발전에 대해 절박했구나 생각했죠. 비가림막공사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자비를 들여 공사하는 상인들도 굉장히 많아 졌어요. 이렇게 허물어가는 집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보는 거죠."

 

요즘 시민들의 입소문을 타고 북문시장이 많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도 여기저기서 들려와 보람도 느끼고 있다는 임 국장.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이곳을 지키고 지내왔던 아재, 아지매들 때문에 지금 이만큼 왔다는 것을 꼭 말하고 싶어요. 상인회 회장님을 비롯한 어르신들 노력이, 변화고자 하는 갈망이 제 노력보다 너무 컸어요. 시장을 지켜줘서, 든든하게 버팀목이 되어줘서 고맙다고요. 앞으로도 장사해서 좀 덜 남더라도 '사람이 남는 시장'을 다 함께 만들어가고 싶어요."라며 손을 꼬옥 쥐어보였다.

 

김은경 기자(olympus4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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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북문시장만의 특화된 먹거리와 볼거리를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시는 점포 환경 정비 지원사업도 좀 하고 해서 도심 공동화 현상에 따른 대안 마련의 또 다른 성장 발판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9-07-25
아지매
북문시장은 추억과 정이 넘치는 골목으로만 들어 갑시다 20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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